이현수 ㈜꼬마농부 대표 “커피찌꺼기 이용… 친환경 농업·교육 ‘소셜벤처’죠”

<착한 경제, 사회적 기업 1000개 시대>
이현수 ㈜꼬마농부 대표 “커피찌꺼기 이용… 친환경 농업·교육 ‘소셜벤처’죠”
“버섯배양키트 어린이에 인기… 판매망 구축이 가장 큰 애로“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


▲ 2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꼬마농부 농장에서 이현수 대표가 커피찌꺼기로 만든 키트에서 느타리버섯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 = 김동훈 기자 dhk@munhwa.com
3년 전,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소셜벤처를 시작한 청년 사업가가 있다. 커피찌꺼기가 전국의 수많은 카페매장에서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다. 당시는 시내 곳곳에 카페가 급속도로 생겨나 커피찌꺼기의 양도 이에 비례해 늘고 있을 때였다. 더구나 커피찌꺼기는 땅에서 잘 분해가 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계속 쌓여만 갔다. 이현수(38) ㈜꼬마농부 대표는 커피찌꺼기에 생물이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영양분을 잘 흡수하고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는 버섯을 선택해 사업 구상에 나섰다.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할 수 있어 생태계 보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생각이였다. 꼬마농부는 그렇게 탄생했다.

꼬마농부는 지난 2011년 SK나눔재단의 제5회 세상사회적기업 콘테스트에서 2등을 했고, 지난해에는 LG전자·화학의 ‘친환경 예비사회적기업 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사회적문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이 가까워지는 지금에도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커피찌꺼기를 이용해 느타리버섯을 배양하는 ‘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 키트가 어린이들 사이에 인기가 있지만, 판매망 구축에 애를 먹어 수익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도약과 좌절의 갈림길에 서 있다.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다. 이 대표와의 대화를 통해 청년소셜벤처사업가의 현재와 미래, 애환과 희망을 엿봤다.

―소셜벤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하면서 시민사회 활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졸업 후 선배의 요청을 받아 아름다운가게에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아 갔다. 이후 희망제작소, 소풍에서 2년씩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 인큐베이팅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것을 하고 있나 싶었다. 직접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모델로 풀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왜 커피찌꺼기였나.

“자연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텃밭 가꾸는 것을 특히 좋아해 엮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커피찌꺼기가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공적으로 미생물을 잘 배양하면 되는데 안 그러면 식물들에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등 토양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커피찌꺼기는 퇴비의 역할을 해 버섯 재배에 쓰일 수 있어 농사 아이템으로 적절했다. 다른 자원으로 재사용해 새로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것도 참 매력적이겠다 싶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만드나.

“고양시에 있는 한 커피매장에서 매월 약 1t의 커피찌꺼기를 수거한다. 이렇게 얻은 커피찌꺼기에 목화솜 껍데기, 사탕수수 껍데기를 섞은 후 버섯 종균을 넣어 배양하면 20일 후 균사체가 만들어진다. 버섯이 클 수 있는 기본 조건이 완성된 것이다. 이를 키트에 담아 판매하는데, 고객들이 물만 주면 열흘이면 버섯이 다 큰다. 어린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좋고, 먹는 것도 가능하다.”

―경제적인 난관이 있다고 들었는데.

“지난해 결산까지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구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있다. 또, 소규모로 운영을 하다 보니 영업적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다. 사회적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부분에서 약한 면이 있다. 앞으로 독거노인 분들이 키울 수 있는 노루궁뎅이 버섯재배 키트나 아이들이 가정에서 태양광으로 키울 수 있는 깻잎 재배 키트 등을 제품화해 출시하려고 한다. 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위한 현장체험 학습을 좀 더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 중이다.”

―소셜벤처를 운영하며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역시 생존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어도 생존을 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하지만 꼬마농부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이 생존의 핵심인 자본력이 많이 약한 상황이고, 앞으로 소셜벤처가 꼭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사회적기업계에도 과감한 인수합병이나 연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유형적으로 비슷한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서로 통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와 기업이 자금지원을 하는 사회적기업이 다양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 손실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자리 잡은 사회적기업에 중복적으로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은 아직 잘 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기업들에도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또 사회적기업계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이 들어오기 위해서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